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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연구가 종양 주변 환경에 집중해온 데 비해, 이번 연구는 폐암이 몸 전체의 면역세포 기능을 점진적으로 떨어뜨린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확인하며, 암의 면역 회피 기전을 국소에서 전신적 관점으로 확장시켰다. 이 발견은 향후 암 면역치료 전략에 중대한 전환점을 제시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9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의과대학 조재호 교수팀과 화순전남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오인재 교수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Progressive accumulation of circulating CD27−CD28− effector/memory CD8+ T cells in patients with lung cancer blunts responses to immune checkpoint inhibitor therapy’을 국제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5월 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암 치료에서 우리 몸의 면역세포(CD8 T)는 암세포를 공격해 없애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폐암은 주변의 면역세포(CD8 T) 뿐 아니라 몸 전체에 있는 면역세포(CD8 T)의 기능을 점차 떨어뜨려, 면역세포(CD8 T)가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특히 이러한 면역력 저하는 암 초기부터 점진적으로 심해지며, 결국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능력을 서서히 빼앗는다.
연구팀은 면역력이 크게 저하되기 전,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면역관문억제제’와 같은 면역치료제의 효과가 크게 높아진다고 밝혔다. 즉,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생존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재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 치료에서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결과”라며 “빠른 진단과 조기 치료가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인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박종수 기자 0801thebetter@naver.com